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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1년 내내 코감기를 앓아요.”는 임상에서 흔하게 듣는 말이다. 실제로 2-3년 동안 여러 곳을 다니며 양방 및 한방 치료를 해왔지만 지금도 여전히 코 증상으로 고생한다며 하소연하는 부모님들을 임상에서 종종 만나게 된다. 사실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치료해 왔음에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까지 들 것이다.
왜 내 아이의 비염은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것일까? 왜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고 똑같이 치료를 하는데, 어떤 아이는 감기로 끝나고 왜 내 아이는 만성비염으로 몇 년을 고생하는 것일까?
요즈음 주거환경의 변화, 대기오염의 증가, 부모의 맞벌이로 인해 어린 나이에 이루어지는 집단생활 등으로 비염을 앓는 아이들의 수가 예전보다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는 모든 아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원인이지 내 아이의 고질적인 질환에 대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내 아이의 완고한 비염은 그 아이만이 가지는 어떤 내재적 소인이 비염의 주범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임상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내재적 원인으로는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부모로부터 받는 유전적 소인, 아데노이드 비대, 호흡기 면역력을 약하게 타고나는 체질적 소인 등이 있다.
보통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만성 비염을 가진 경우에는 아이들도 만성비염에 걸릴 가능성이 많으며, 또한 이런 경우는 타고난 코 점막의 과민성으로 인해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주거환경과 염증상태를 악화시키는 대기오염에 다른 사람보다 더욱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아데노이드는 비강 뒤쪽 인두에 위치하며 아동기 초기에 커지기 시작하여 5-6세까지 커지고 사춘기에 들어서는 크기가 작아지는 인두편도 조직이다. 아데노이드 비대는 반복되는 편도의 염증에 의해 커지기도 하지만 선천적으로 비대하게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아데노이드가 큰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코로 호흡하는 것이 힘들어 입으로 하게 되고, 코를 골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수면 무호흡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데노이드는 비강에 인접하고 있어 자체의 염증이 코 점막의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비대해지면 비염으로 인한 콧물의 배출이 방해를 받아 만성비염과 축농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소아의 시기와 아데노이드가 가장 큰 시기가 겹치는 것도 아데노이드 비대가 완고한 만성 비염의 주범이 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체질적으로 호흡기 면역력을 약하게 타고 나는 경우는 사상체질 중 태음인의 경우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진료를 하다보면 밥은 잘 먹고 체격은 건장한데, 유달리 감기에 잘 걸리고 만성비염 또는 천식으로 고생하는 태음인 체질의 아이를 많이 보게 된다. 태음인 체질은 폐소간대(肺小肝大)라 하여 폐를 포함한 호흡기가 타 장부에 비해 약하게 타고난다. 하지만 태음인들이 폐 기운이 약하게 타고 난다고 하여 모든 태음인들이 다 똑같은 정도의 폐 기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체질 또한 폐 기능의 약화로 만성비염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단지 태음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고 정도 또한 태음인에 비하여 약하다는 차이가 있다.
만성 비염은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진행하면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따라서 부모님들은 위에서 말한 내재적 원인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며, 혹시 내 아이가 위에서 말한 내재적 원인을 가졌다고 의심될 경우에는 미리부터 비염을 발생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개선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한의사 및 의사들과 상담을 통해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