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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와 면역>
아토피(atopy)란 말은 1931년 코카(Coca)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그리스말 “a-topos” 에서 유래하였다. 이 단어는 이상한 것, 생소한 것을 뜻하며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유전적인 경향이 있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소인을 일컫기 위해 사용하였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런 계통의 병이 알레르기성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하기 때문에 후에는 알레르기 질환이라 하면 곧 아토피성 알레르기 질환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하게끔 되었다.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장부는 우리 몸 중에 직접 외계의 물질과 접촉하는 호흡기계와 위장관계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호흡기관에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 천식과 같은 질환이 생기고, 위장기관에 나타나면 두드러기나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행된다. 즉, 비염,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우리 몸의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 아토피와 면역력
면역에 대한 서양의학과 한의학의 차이를 살펴보면, 서양의학에서의 면역성 질환은 한의학의 정기부족(正氣不足)과 외부인자에 대한 내재적인 면역기능의 손상이라는 측면에서 어느정도 유사성이 보인다. 하지만, 서양의학에서는 어떠한 항원에 대한 특이적인 수용체 개념으로 세분하여 설명한 반면, 한의학에서는 포괄적인 개념의 정기(正氣)만을 말하는 차이점이 있다.
서양의학적으로 살펴보면, 면역이란 우리 몸안의 면역체계가 외부의 독소를 방어하고 유지해나가는 일련의 생명현상이라 할 수 있다. 면역과 과민반응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면역반응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이지만, 이러한 반응의 결과가 숙주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임상적으로 면역이라 하고 해롭게 또는 부적절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과민반응, 즉 알레르기 반응이라 한다.
* 한의학에서 본 아토피와 면역력
한의학에서 면역은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부터 유래된다. 정기(正氣)는 장부조직기관의 기능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케 함으로써 병사(病邪)에 대해 항병력을 갖는 저항력을, 사기(邪氣)는 인체를 발병케 하는 각종의 발병요인을 말한다. 면역은 이러한 정기와 사기의 싸움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인체의 저항성과 관련된 인자를 정기(正氣)라 하고 질병을 일으키는 항원을 사기(邪氣)라 말한 것이다. 정기(正氣)는 바로 생체의 면역 계통의 정상적인 기능을 말하는 것으로 이로 인하여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처방(處方)과 약재의 분류가 이루어져서 면역 계통의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알레르기에 대해 살펴보면 <제병원후론>과 <증치요결>에서 옻과 음식에 대한 과민반응, 개인의 차이 등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은 항원항체반응의 결과로 생체에 대해 유해한 작용을 하는 알레르기 반응과 유사하다. 사실 알레르기란 용어는 서양에서 1906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해서 동양에서는 알레르기란 용어에 대한 기술은 없다. 그러나 위의 문헌에서의 설명들은 현재의 알레르기 질환과 유사하다.
알레르기에 대한 한의학의 표현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찾아 볼 수 있지만, 기본적인 병리는 정기허약으로 인한 위기부족(衛氣不足)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위기가 부족해지면 면역기능의 조절기능이 약해지고, 여기에 환경인자의 자극이 더해지면 습담과 식적, 어혈 등으로 인하여 알러지 질환이 나타나는 것이다 .
경희예 한의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