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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cm이상 안 크면 ‘성장부진’>
김신형 원장
동의보감에 보면 ‘3살이 되어도 걷지 못하면 오가피를 다려서 먹여라’라는 구절이 있다. 성장이 더디고 뼈와 근육이 약해서 걷기도 힘들 정도로 발육이 부진하다면 예전에는 오가피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현대에서는 키가 또래보다 잘 자라지 않는 현상을 성장 장애 또는 성장부진이라 한다. 일반적으로는 같은 나이의 100명 중에서 10번째 이하거나, 1년에 4cm이하로 자란다면 성장부진으로 볼 수 있다. 즉, 반에서 5번째 미만으로 작다면 성장부진이란 말인데, 이러한 경우에 보다 적극적으로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성장치료는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성장치료의 시기와 대상
먼저 성장치료는 최소한 사춘기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여자의 경우 초경을 하게 되면 성장이 거의 종료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유선이 발달이 될 무렵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는데 이는 바로 체지방과 관련이 높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체중이 40kg정도 되면 평균적으로 사춘기가 시작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니 그 이전에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여자아이의 경우 12세 이전 남자의 경우 14세 이전, 즉 여자는 초경전에, 남자는 목변성기가 오기 전에 치료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에서 성장을 촉진하는 한약은 동의보감에 수록이 되어 있는 처방에서 비위를 건강하게 하는 처방과 근골격을 강하게 하는 약을 배합하는데, 역시 개인의 체질과 장부허약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치료를 받은 사춘기 이전의 남자아이들이 대략 8cm, 여자아이들이 7cm 정도로 키가 자라지만 사춘기 이후에는 큰 효과가 없는 편이다.
한방에서 성장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1년에 4cm 이상 키가 크지 않는다.
2) 키가 100명중 작은 순서로 10% 이내에 포함된다.
3) 평균키보다 8cm이상 작다.
4) 충분히 크지 않았는데 사춘기가 가까워질 때
5) 키는 평균이지만 비만일 때
한의학에서 본 성장치료
한방에서는 성장부진을 치료할 때 아이 내부의 허약한 장부를 강화하는 것을 필수적으로 여긴다. 특히 비위가 약해서 잘 먹지 못하거나, 감기를 달고 살거나, 아토피나 비염의 알레르기 질환이 있거나, 자주 피로해하고 허약한 아이들은 체질을 개선해서 허약한 장부를 튼튼히 해주는 것이 성장의 주춧돌을 쌓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성장치료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접근한다.
먼저 성장에 장애를 주는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소화기가 약한 학생이나 비염 등 성장에 지장을 주는 질환이 있을 때는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두 번째는 체질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질환수준은 아니더라도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이나 에너지 소모가 많은 소양인에 적절한 처방을 써주면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론 골수를 충만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 이용된다. 성장치료에는 뼈와 골수를 보충시켜 주는 약재와 처방이 많이 사용되는데, 사륙탕이나 육미지황탕 등에 녹용 등의 보신약재를 더해 쓰기도 한다.
내일신문 칼럼-<어린이 동의보감> 11.5 |
